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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기부(The checkout charity)

September 11, 2019

남을 돕는 일은 도움을 받는 것보다 분명 좋은 일이지만 느닷없이 가게 계산대에서 떠밀리듯 기부를 해야 한다면 그 동기는 남을 돕는 마음과 함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것일 수밖에 없다. 계산대 기부가 늘어나는 현상은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되는 데 따른 필연적 현상이지만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자선단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겉으로는 편리하게 가게에서 기부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기부를 강요받는다는 느낌을 갖는 손님이 존재한다는 점을 빼면 이런 기부방식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다만,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물건 값에 몇 십 센트를 더 내서 암환자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인지를 물었을 때 야박하게 외면할 경우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계산대 기부는 존재한다. 우리 사회의 불안정성이 계산대 기부의 존재이유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는데 이런 기부방식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길 거리 모금도 사람들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압력을 가하는데 그런 행동이 타인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누구나 피하고 싶어한다. 
이런 방식의 기부행위에 문제라면 자세한 내용도 모르면서 쫓기듯 돈을 낸다는 것이다. 기부금 가운데 어느 정도가 실제 자선단체로 전달되는지, 가게가 일정 부분 돈을 떼는 것은 아닌지, 손님이 기부하는 만큼 가게도 기부금을 내는지 더 나아가 기부금을 받는 자선단체가 목적에 맞게 활동하는지도 모르는 채 돈을 내는데 그런 정보는 기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만, 이러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정보를 찾는다 해도 자세한 내용을 이해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대신 우리는 특정 자선단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내가 내는 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만약 기부금을 받는 가게가 믿을 만한 곳이라면 기부금 사용에 대한 우리의 신뢰는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생각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너무 순진한 것이기도 하다. 자선단체라고 해서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믿는 자선단체의 명성이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수 년 또는 수 십년 동안 광고와 마케팅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모든 일에는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뉴질랜드 국민이 개인적으로 내는 기부금의 총액은 연간 30억 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수억 달러는 기관유지를 위해 해당 자선기관에 의해 사용된다. 자선기관의 운영경비는 기부금의 5-30%을 차지하지만 일부 기관은 유지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점에서 계산대 기부는 비용효과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데 거리모금처럼 인력이 필요하지도 않고 텔레비전 광고도 필요 없으며 집에 전화하여 후원을 요청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손님이 물건 값을 계산할 때 몇 십 센트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손님은 자신이 기부금을 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부금을 내지 않으면 다른 손님들이 자신을 구두쇠로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일 뿐으로 2019년, 요즘 사람들은 핸드폰을 만지느라 다른 사람을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문: The Press Editorial, 번역: 김 유한, NZ 통번역사협회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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